Richie Kotzen

처음 기타를 배운건 아마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이 아닌가 싶다. 이때만 해도 통기타와 클래식 기타를 구별하지 못했다. 메이커만 보고는 덮석 클래식 기타를 사들고 집에 올 정도였으니까… 지금에야 왜 클래식 기타로 차분한 연주를 배우지 못했을까 후회도 들지만, 그래도 역시 손바닥으로 바디를 퉁퉁 튕겨가며 흥겹게 놀 수 있는 통기타가 제 맛이다. 그때를 돌이켜보면 조금이나마 칠수 있는 곡들은 아주 단순한 리프와 아르페지오 구성. 멜로디는 좋지만 크게 어려운 구석이 없는 그런 곡들이었다. 이를테면 Skid Row, Helloween, Bon Jovi 등등. 그중에서도 기억이 생생한 건 Skid Row의 18 & Life, I remember you.. ^0^/

일렉트릭 기타와 앰프를 만져본 것은 동생이 고등학교 들어가던 해, 그러니까 내가 고3이 되었을 때다. 얄상한 바디와 가느다란 줄과 엄청 자유롭던 네크. 그것이 만들어 내던 폭발적인 소리에 둘은 몇 시간이고 지치지 않고 번갈아 가며 치곤 했었다. 하지만 기타를 붙잡고 있는 시간에 비해 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았고, 귀는 귀대로 높아져 이제 Skid Row는 시시해하면서-정작 완주를 하지도 못하면서- 들었던 앨범이 Richie Kotzen이다. 프레이즈의 상상력이나 음악적 완성도 보다 우리가 동경했던 것은 그 엄청난 속주였다. 물론 Yngwie, Impellitteri, Van Helen, Steve vai… 셀수 없을 만큼 많은 속주플레이어가 있었지만, Kotzen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. 그 특별한 것이 무언인지는 지금도 알 수 없고, 아마 영원히 알 수 없을테지만 그 어린시절 내 가슴을 온전히 사로잡았었다.

이제는 그 시절의 음악은 물론이고 요새 유행가도 잘 듣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데, 우연히 kotzen이 Mr.Big 의 기타리스트가 되었다는 사실을 접하고 나서 잠깐 시간을 되돌려본다.

richie kotzen

Richie kotzen은 모든 앨범을 Tape로 가지고 있었는데, 수해에 모두 떠내려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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